트럼프의 재집권이 확정된 후, 미국 기업들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메타, 아마존, 월마트 등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DEI 정책을 폐기하거나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배경과 영향을 살펴봅니다.
2025년 초, 미국 기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확정된 이후, 다수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추진해 온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기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내부의 정책 변화를 넘어, 미국 사회 전반의 가치관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메타(Meta)와 아마존(Amazon)은 최근 DEI 정책 폐기를 공식화했습니다. 메타는 내부 메모를 통해 고용, 훈련, 공급업체 선정 등에 적용해왔던 회사의 DEI 정책을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마존 역시 지난달 직원들에게 다양성 확보와 관련한 '구시대적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있다고 통보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적, 문화적 견해에 부응하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월마트(Walmart)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습니다. 세계 최대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는 공식 커뮤니케이션에서 'DEI' 용어 사용을 중단하고, 대신 '소속감'(belonging)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납품업체와의 계약 시 다양성 제고를 위한 인종이나 성별 고려를 중단하고, 직원 대상 인종 평등 교육도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 2023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정책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결정 이후 보수 진영에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DEI 정책 철폐 압박을 강화해 왔습니다.
둘째,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지지자들이 DEI 정책을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대해 왔습니다. 이들은 과도한 DEI 사례를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이 정책을 공격해 왔고, 이는 많은 기업들이 DEI 정책을 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셋째, 보수 성향의 정치평론가들과 활동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별 기업들을 겨냥해 DEI 정책을 공격하는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이로 인해 포드(Ford), 할리 데이비슨(Harley Davidson), 로우스(Lowe's) 등 여러 기업들이 DEI 정책을 철회하거나 수정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특히 메타의 경우, DEI 정책 폐기에 앞서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제3자 팩트체크' 프로그램도 폐지했습니다. 이는 'SNS에서 자체 콘텐츠 검열 기능을 없애야 한다'는 트럼프 당선인 측의 요구에 부응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업 내부의 정책 변경에 그치지 않고, 미국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DEI 정책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인종차별 철폐 운동이 확산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도입한 것이었습니다. 이 정책들이 폐기되거나 축소됨에 따라, 소수자와 여성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더 공정하고 능력 중심의 기업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DEI 정책이 때로는 역차별을 초래하거나, 능력보다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우선시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DEI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DEI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기업의 가치관이 다양하게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미국 기업들의 DEI 정책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 내부의 문제를 넘어, 미국 사회의 가치관과 문화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변화가 글로벌 기업들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다양성과 포용성을 유지하면서도 공정성과 능력주의를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트럼프 시대의 미국 기업들이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기업 문화와 사회적 가치가 형성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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